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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회사의 이사님 중 한 분이 "좋은(Good) 개발자를 넘어 탁월한(Great) 개발자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에세이를 제출하라고 한적이 있었다. 당시 나도 해당 주제에 대해 고민한적이 많아 6가지 정도 주제로 간단히 에세이를 제출했는데, 당시 짧게 써 내긴 했지만 그때 미처 담지 못했던 생각이 더 있어 블로그에 정리해볼까 한다. 아래는 당시에 이사님께 제출한 글 중 일부이며, 이 글의 요약본이기도 하다.

3.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개발자를 배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술적인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력이 좋은 개발자는 이상하게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회사에 필요한 가치를 많이 만들고 있으면서도 그런 것을 잘 드러내지 못합니다. 반면 의사소통에 보다 신경을 쓰는 개발자는 상대적으로 덜한 가치를 만들면서도 그것을 매우 잘 드러내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습니다. 이때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개발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더 많은 가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자랑할 바는 아니지만, 회사에서 이런 개발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해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 순수하다고 볼 수 있는 이런 사람들이 탄탄히 기술적 기반을 가지고 의사소통 능력도 향상시키며 성장하면 회사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1. 개발자의 의사소통 능력이란?


가끔 개발자의 의사소통 능력이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개발자에게 있어 의사소통 능력이란 무엇일까? 엄밀한 정의는 어려울테고, 단순히 내가 일하면서 느낀 것 위주로 생각해보면 세 가지 정도 예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개발자 간에 특정 주제를 논의하거나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의사소통은 본인과 동료가 함께 잘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기획자 등 협력하는 부서의 동료와 원활하게 일하는 것이다. 예로 기획자의 말을 잘 이해하는 것, 기획서를 잘 읽는 것, 기술적인 이슈를 기획자에게 이해시키는 것 등이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능력은 함께 좋은 제품을 만들어가는 데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셋째는 회사의 방향을 고려하는 능력이다. 이를 의사소통 능력이라고 얘기해야 하는지 약간 의문이 들지만, 회사의 핵심 목표를 이해하고 그에 걸맞게 사고하고 판단하며 일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기획자가 쓴 기획서를 잘 읽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만나 함께 일해왔던 동료들을 머리속에 떠올려 본다. 의사소통 능력과 개발 실력이 모두 뛰어난 개발자가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이런 유형의 개발자는 무척 드물었다. 반면 개발 능력에 강점을 보이는 개발자(의사소통 능력은 떨어지는)와, 의사소통 능력에 강점을 보이는 개발자(개발 능력은 떨어지는)는 종종 볼 수 있었다. 이 두 유형의 개발자는 현실에서 자주 비교가 되었고 이로인한 여러 사건이 있었다.


2. 내가 보고 느낀 현실


그동안 내가 봐왔던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가 더 인정받고 더 빨리 승진했다고 생각한다. 반면 개발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는 비교적 인정받지 못했으며 저평가를 받을 때도 잦았다. 흥미로운 점은 대게 관리자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를 높히 평가했지만, 동료들은 개발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를 더 높히 평가했다는 점이다. 또한, 의사소통이 뛰어난 개발자는 자의가 아님에도 종종 다른 개발자의 노력을 빼앗는 듯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업무에 관한 의사소통을 하다보니 본인이 하지 않거나 관여만 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주도해서 이뤄낸 것으로 다른 사람이 오해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 개발만 묵묵히 해왔던 개발자는 어느순간 본인이 재주넘는 곰과 같은 신세인 것 같다는 몹시 쓰라린 느낌을 받곤 했다. 이는 큰 문제였다. 왜냐하면, 이런 느낌을 받은 개발자가 급격히 의욕이 꺽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보며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해보았다. 왜 의사소통을 잘하는 개발자가 개발을 잘하는 개발자보다 대게 더 인정받을까? 내가 일하는 곳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철저히 서비스 관점에서 생각해보았다. 두 개발자 유형 중 서비스에 누가 더 기여하고 있는가? 하지만, 냉정하고 정직하게 생각해볼 때 대답하기는 무척 어려웠다. 왜냐하면 제품을 만드는 데는 적절한 의사소통과 개발 모두 중요했기 때문이다. 


3.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개발자에 대한 배려


의사소통 능력이 좋은 개발자는 어쨌든 본인이 손해보지 않게 어떤 상황이든 잘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개발자이다. 묵묵히 일하며 많은 가치를 만들면서도 그런 것들을 잘 알리지 못하고 결국 화려한 개발자 뒤에 가려지고 손해 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손해를 보아도 그런 것들을 얘기해서 해결하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또 다시 손해를 보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그래서 이런 개발자에겐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이런 종류의 배려가 있으면 어떨까라는 부분을 정리해본 것이다.


* 본인이 잘 드러내지 못해도 관리자나 동료가 그가 팀에서 하는 역할과 기여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알아주면 좋겠다.

대게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개발자는 본인이 하는 일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것 같다. 따라서 많은 가치를 만듬에도 불구하고 주위(특히 관리자)에서는 그 사람이 무슨 가치를 만드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동료는 이런 개발자를 높이 평가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모로 손해를 볼 때가 잦은 것 같다. 만약 주위에서 이런 개발자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 본인이 개발 역량 중심으로 발전해나가도 팀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은 개발도 어느정도 하고 의사소통도 잘하는 것 같은데, 난 맨날 기술적인 내용만 공부를 하고 있어도 될까? 사회인으로써 직장인으로써 필요한 다른 것도 많이 배워야 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본인이 개발 역량을 쌓는 것이 명확하게 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되고 실제로도 그렇다면 좋을 것 같다. 


물론 기술적인 내용 외 하는 고민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것을 고민하다 오히려 개발 역량보다는 다른 것에 집중하게 될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 일을 할 때 기술적인 책임과 권한을 주면 좋겠다.

개발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가 본인의 일에 대한 기술적인 책임과 권한을 갖는 것은 굉장한 기쁨일 것 같다. 어쩌면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본인이 공정하게 대우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면 좋겠다.

위에서 나온 예처럼 본인이 재주넘는 곰처럼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느끼면 의욕이 많이 떨어질 것 같다. 주위에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가 있어도 의사소통을 통해 만드는 가치만큼 본인이 개발을 통해 많은 가치를 만든다면 공정하게 대우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 의사소통을 비롯해 떨어지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

때때로 개발에만 너무 집중하다보니 본인이 어떤 능력이 부족한지 잘 모를수도 있을 것 같다. 따라서 본인이 개선해야 할 점을 정확하게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다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강점은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좋겠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다른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쓰다 오히려 본인의 강점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 맺음말


의사소통 능력은 떨어지지만 개발에 특별한 강점이 있는 개발자에게 이상적인 회사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본다. 말투가 어눌한 개발자가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몇몇 기술적 회의에서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은 그가 하는 기술적인 견해에 귀를 귀울이며, 혹 뭔가 정리가 안 되어 말을 제대로 못해도 더 많은 것을 차분히 얘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도와준다. 이렇게 개발적 강점을 살리고 인정해주는 문화와 환경을 갖춘 회사가 있다면 이런 개발자에게는 이상적인 회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기술적 강점이 있는 개발자가 의사소통 등 약점을 보완하려 애쓰기 보다는 본인의 강점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개발에 재능이 있는 것인데, 본인의 재능을 더욱 강화시키는 게 약점을 강화시키는 것보다 훨씬 성취가 빠를테고 결국 처음 부분 이사님이 말씀하셨던 탁월한(Great) 개발자가 되는데도 더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약점을 아예 보완하지 말자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개발 능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기술적으로 계속해서 성장했으면 세계적인 개발자가 될만한 소양을 갖춘 사람이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이 사람이 어느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개발보다는 의사소통 능력에 중점적으로 힘쓰기 시작했다. 결국 사회적으로 출세했지만, 개발 능력은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 만약 이런 일이 실제로 있다면 어떨까? 개발자의 시각에서는 너무 아쉬운 일 아닐까?


WRITTEN BY
차민창
르세상스 엔지니어가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상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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