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회사에서 실무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며 관리자들에게 종종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아쉬움은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경험하며 생기는데요, 저는 앞으로 이러한 아쉬움들을 제 시각에서 정리해보자 합니다.
첫 글로써, 최근에 생각해보았던 '관리자의 의견과 대립하는 실무자의 의견'라는 주제에 대해 써보고자 합니다. 때때로 실무자와 관리자 사이에 논쟁이 벌어질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무자는 A라는 안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데, 관리자는 B라는 안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을 할까요?
제가 보기에 관리자의 의사결정은 보통 추상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집니다. 관리자는 현실적 여건상 세부적인 것들을 모두 상세히 알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마치 어떠한 현상을 숫자로 간단히 표현하는 것처럼, 세부적인 것을 좀더 단순한 형태로 변환하여 개념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하지만 이로인한 부작용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추상화라는 것은 사고할 때는 유용하지만 어찌됐던 세상은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리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상적인 사고에 익숙해지고, 결국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 경우 제가 보아왔던 관리자들이 취하는 행동은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실무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즉, 비록 실무자의 의견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는 없지만 본인이 관리자로써 가지는 한계를 인정하고 이해를 시도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관리자가 실무자를 현장 전문가로써 인정하고 신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하나는 이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실무자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추상적인 수준의 사고를 통해 나온 본인의 주장만을 거듭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실무자는 포기하고 관리자의 의견을 따르거나, 아니면 관리자가 이해할 수 있게하기 위해 근거를 계속적으로 제시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성향을 가지는 관지자가 실무자의 의견을 채택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실무자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관리자의 경우는 제가 보아온 가장 좋은 사례로써 저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습니다. 물론 실무자의 의견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한후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관리자는 실무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있어 더 나은 통찰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록 때로 실패가 있다 하더라도 관리자가 실무자를 인정하고 신뢰한다면 실무자는 어떠한 형태로든 그것을 보답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강한 책임감의 형태로 나타나든 혹은 자신감으로 인한 적극적인 업무자세로 나타나든 말입니다. 결국 실패로 잃어버린 것보다 더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본인의 주장만을 거듭하는 관리자의 경우가 참 어려운 경우입니다. 이 경우 다행히 합리적인 관리자는 본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근거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 때도 두 가지 정도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에 미숙한 실무자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실무자의 문제로써 다른 말로 하자면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실무자가 근거를 잘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관리자가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관리자가 실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첫째 문제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실무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사소통은 실무자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실무자들이 의사소통 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본인이 갖춰야 할 매우 기본적인 능력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 문제는 관리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관리자가 실무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 실무자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적 여건으로 인해 실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본인의 한계, 즉 추상적인 사고의 한계를 겸허히 인정하고 구체적인 것을 항상 다루는 실무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WRITTEN BY
- 차민창
르세상스 엔지니어가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상상을 하며!